잡동사니

M1 Macbook pro 2020 구입(을 빙자한 나의 애플 연대기)

씨있는샤인머스캣 2021. 5. 21. 14:06

새 노트북을 구입한 기념으로 돌아보는 나의 애플 연대기

 

1. 아이폰 4S 블랙 (2012.9 ~ 2014.8)

아이폰 4s

고3 추석 때(!), 그러니까 무려 수능을 2달 정도 남기고 개통했던 첫 스마트폰

시간이 꽤나 지났으니 당시에 무슨 생각으로 저 시기에 스마트폰을 샀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아마도 KT에서 근무하시는 친척분이 계셔서 (아이폰이 무려 KT 단독으로만 유통되던 시절) 실적을 조금 채워야하는 뭐 그런 게 있지 않았나 싶다.

 

무튼 첫 스마트폰을 아이폰으로 시작하게 되니, 자연스레 앱등이로 전직하게 되었다.

사실 위의 이미지는 상당히 현대적인(?) ios 아이콘들이 보이는데, 실제로는 지금 보기에 좀 조악하다.

당시에는 아이튠즈 사용법을 전혀 몰라서 (물론 지금도 모른다. 쓸 일이 없으니) 음악 하나 넣는 것도 힘들었었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그렇게 보편화되어있지 않아서 그냥 mp3 플레이어 (무려 2008년에 출시된 코원 s9)를 갖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아이폰 해킹을 거의 하지 않지만, 당시에는 해킹이 꽤나 보편화 되어있었다.

네이버 카페에서 찾아가며 해킹하다가 벽돌도 되고 서비스 센터도 찾아가고 여러모로 혹사는 많이 당했지만 재미있게 썼다. 애플의 세계로 입문하게 해준 고마운 녀석이다.

 

2. 아이폰 5 화이트 (14년 8월 ~ 15년 2월)

 

폰팔이의 유혹에 넘어가 사기당한 줄도 모르고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직접 대리점에 간 것도 아니고 전화로 무슨무슨 혜택에 당첨이 되었다며 원래 쓰던 기기를 반납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 싸게 가져갈 수 있다는 말에 홀라당~ 넘어가 버렸다.

 

14년 여름쯤이었는데, 땀 뻘뻘 흘리며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서 덥썩 바꿔왔었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아마 높은 요금제를 24개월간 유지하면 지금 쓰는 요금제와 차액의 24개월치를 할인해준다는 명목이었다.

 

뭐 사기꾼에 당한 건 그렇다치고, 기기 자체는 아주 만족하며 썼다.

아이폰 5가 현재 사용 중인 아이폰 12와 가장 디자인도 비슷하고, 내가 생각하는 핸드폰의 가장 완성형 디자인이다.

실버와 화이트가 적절히 조합된 뒷면을 보고 있자면, 조금 더 자세히는 그 안에 반짝이는 사과 로고를 보고 있자면 감성이 충만해졌다. 

 

음.. 그런데 박살났다.

처참히 박살난 아이폰 5

 

3. 아이폰 6 plus 화이트 (15년 2월 ~ 17년 1월) & 2011 late 맥북 프로 15

 

아이폰 6 plus

 

이 때가 내가 학생회 활동을 시작할 시기였는데, 완벽한 앱등이로 거듭나기 위해서 학교 내 중고장터에서 사용 기간이 3년 조금 넘은 맥북 프로를 구입했었다.

 

어차피 하는 작업이라고는 주 5회 (왜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몰라) 회의록들 올라온 거 취합하고 정리하고, 회의 녹음하면서 안건도 짜고 발표자료 준비하고.. 그 정도였다. 프로는 전혀 필요가 없었지만 그냥 사고 싶어서 샀다.

덕분에 TEDx 강연도 해보고, 스승의 날 기념으로 영상 편집해서 교수님들께 드리기도 하고,, 뭐 잘 활용했던 거 같다.

(16년에 오버워치가 뜨면서 윈도우 설치하려고 이것저것 해보려다가 맛탱이가 살짝 가버렸다)

 

이런 카페샷,, 찍어보고 싶었다구?! 그런데 초점은 어디로..?

 

그리고 다시 아이폰으로 돌아와서,

아이폰5를 처참히 박살을 내버리고 아마도 뇌정지가 살짝 왔었나보다.

어떻게 아이폰6 plus로 넘어갔는지는 기억이 정말 잘 안난다. 아마도 부모님께 이러저러해서 폰을 폰팔이에게 샀는데 뽀각났어요 흑흑 하면서 위약금을 해결하고 넘어갔던 걸로 짐작되는데....

너무 큰 사고를 친 것 같아서 뇌에서 지워버린걸까(?)

 

무튼 새로 사용한 6plus 는 정말 정말 좋았다.

처음으로 아이폰 시리즈에 큰 화면이 적용되면서 널찍널찍하게 화면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이 때의 경험이 나를 큰화면성애자로 만들었다. (난 공책도 A4 사이즈만 쓴다구) 

 

물론 애플 충성도 만땅 앱등이였던 나는, 

"스티브 잡스의 철학! 한 손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한 컴팩트한 사이즈!" 를 외쳤지만, 실제로 만져보고는 바로 plus 를 선택했었다. 철학이 유툽 화면을 크게 보여주진 않으니까.

 

사용해봤던 아이폰 중에 가장 큰 만족도를 안겨줬던 이 녀석은 버스 뒷자리에 탔다가 홀라당 주머니에 빠져서 잃어버렸다. 당시 여자친구 아버님이 시내버스 기사셔서 수소문해주셨지만 찾질 못하고 영원히 바이바이..

 

아직도 내 애플 아이디를 누르면 나오는 녀석인데 이젠 볼 수가 없다.

 

4. 유목민 (17년 1월 ~ 17년 9월)

이때는 시험을 준비하던 때라 핸드폰 없이 살았다. 

아니 어떻게 핸드폰 없이 살아?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본인인증은 거의 아이핀으로 해결했고 요새 널린 것이 와이파이라 꾸역꾸역 공기계로 카톡과 보이스톡만 쓰며 살았던 거 같다.

 

더욱이 시험 준비로 자존감이 0이던 시절이라 폰을 잃어버렸다는 것도 부모님께 말씀드리기 죄송해서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의 경제 사정을 괜히 걱정했던 거 같지만) 그랬던 거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정말 이 때 다양한 공기계들을 많이 써봤다. 삼성 저가형 태블릿이나 핸드폰, 엘지폰.. 이것저것 써봤다. 그러면서 안드로이드도 괜찮구나?! (처음 애플 기기를 접했던 2012년에는 애플이 정말 압도적이었다) 생각을 하게 된 시기.

 

5. 갤럭시 S8+ (17년 9월 ~ 19년 9월)

 

 

갤럭시 S8+

 

애플 연대기라고 해놓고 왜 갤럭시가 나오냐 라면 할 말은 없다.

그렇지만 안드로이드 저가형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삼성페이가 너무나도 강력했다.

 

자취+휴학+시험 준비 3콤보를 해 본 사람은 어느 정도 이해하겠지만, 밖에 나가는 곳은 편의점뿐이다.

담배, 도시락, 햄버거, 삼각김밥, 핫식스, 생수.

옷은 반바지나 늘어난 츄리닝뿐이라 지갑을 챙길 리가 없다. 

그 와중에 삼성페이는 정말 정말 편리했고 데스크탑이 있던 시절이라 딱히 맥 OS를 사용하지도 않아서 갤럭시가 훨씬 편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하지만 온스크린 지문인식 (그런데 아이폰에는 없는), 손쉬운 파일관리, 오래 가는 배터리까지 장점뿐인 녀석이었다.

 

다만 번인 현상이 무지무지 심했다. 당시 나는 자기 전에 유툽 자동재생을 꺼두고 1시간짜리 asmr을 듣다가 자는 게 습관이었는데, 그렇게 1년쯤 쓰니 유투브 재생 버튼이 빨갛게 화면에 남았다(...)

지금은 미스터트롯에 빠진 어무니 멜론 스밍용으로 전직했다.

 

6. 갤럭시 노트 10+ 화이트 (19년 10월 ~ 21년 2월) & ipad pro 3rd 12.9 스페이스 그레이

 

갤럭시 노트10+

 

애플페이가 한국에 나오지 않는 이상 영원히 갤럭시야!를 외치며 노트 10+로 기변했다.

그동안 써왔던 폰들 사용기간을 유심히 보면 알아챘겠지만, 처음으로 2년 넘게 사용했던 폰이 (물론 25개월이다) S8+일 정도로 갤럭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당연히 다음 폰도 갤럭시였고, 큰화면! 큰화면! 을 외치며 노트10+를 골랐다.

이걸로 타임랩스도 엄청 찍어댔고, 유투브에 넷플릭스에 정말 많이도 썼지만 번인도 없고 크기도 좋고

합리적으로 선택하자면 지금 이걸 새 폰으로 산다고 해도 만족하며 쓸 정도로 좋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한 것이다.

19년 당시에는 갤럭시 탭이 지금만큼의 퍼포먼스는 보여주지 못했고, 나는 명확히 필기를 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어서 애플펜슬2와 굿노트를 쓰려면 아이패드 프로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영접한 애플의 빠릿빠릿함과 감성,,, 스페이스 그레이의 차가운 도도함,,, 애플답지 않은 C타입,,,

잠들었던 앱등이 기운이 솟아나며 멀쩡한 노트10를 두고 아이폰으로 다시 기변하게 된다.

 

지금 노트 10+는 meizu pro dac를 연결해 DT770 pro를 물려서 자기 전 음감용으로 잘 활용 중이다.

그리고 뜬금없이 빠진 아이돌 덕질을 위해 열심히 움짤을 만드는 곳에도 쓰인다.

움짤 찌는 건 s펜이 제일 편하다.

 

7. 아이폰 12 pro max 스페이스 그레이 (20년 2월~) & Airpods pro & M1 macbook pro

 

아이폰 12 프로맥스

 

아이패드로 다시 슈퍼앱등이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다.

역시나 큰화면! 큰화면! 을 외치면서 프로맥스를 골랐고, 에어팟 프로도 구입했다.

이쯤되면 전혀 pro가 아닌데도 pro 집착병이 있나 싶다.

 

앱등이가 진짜 신기한 것이, 갤럭시 쓸 때 '아이폰 안쓰는 이유'로 꼽았던 것들이 전부 상관없는 것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역시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린 걸까?

 

거추장스러운 노치 -> 난 안거슬리던데?

부족한 램용량 -> 어차피 하드한 게임 안돌리고 앱 리프레시도 잘 안되던데?

용량 장사 -> 아이클라우드 쓰는데?

 

등등.. 합리화를 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그렇게 합리화의 끝을 달리며 구매한 것이 맥북 프로다.

대화면 성애자인 내가 13인치를 구매한 이유는... 13인치밖에 없어서다. 당연히 15나 16이 있으면 샀겠지!!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M1X 혹은 M2를 장착한 15인치나 16인치 프로는 내 사용환경에서는 너무나 오버스펙에 오버프라이스일 것 같다.

이 스펙 그대로 가격만 조금 올리고 15인치나 16인치가 있었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애플이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가 없지.

 

나는 영상 시청, 문서 작업, 그리고 덕질을 위한 영상 편집이 목적이다. 

아이패드에서 사용하던 영상 편집 어플인 vllo가 m1칩에서도 구동된다는 걸 보고 맥북을 사기로 결심한 게 첫번째 이유

 

그리고! 쿠팡 할인 혜택이 너무 좋았다.

유툽에서 언박싱이나 조금 찾아보면서 뽐뿌가 조금씩 오던 어느 날,, 

 

보통 에어 깡통이 120만원, 프로 깡통이 150만원 정도인데 

프로에서 옵션을 512GB로 업그레이드 하니까 카드 할인 15퍼센트 혜택이 짠!하고 나타났다.

게다가 24개월 할부를 위해서는 150을 어차피 넘어야하는 상황

 

에어 깡통에서 용량/램을 하나만 업그레이드 해도 150이 되는데 프로 512GB를 150에 사는 거면 지금이 기회다! 라는 것이 두번째 이유

 

그리고 터치바를 무지무지 써보고 싶었던 게 세번째 이유

내가 2011 맥북 프로를 쓰던 때가 2015년 즈음부터니까 그때부터 신형 맥북 프로에 터치바가 탑재되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한다. 몇 년 된 중고를 쓰며 신형을 보고 침만 흘리던 시절.. 그때의 보상이라는 생각에 터치바는 무조건 써보고 싶었다.

 

여러 후기들을 찾아보니 M1에 대한 극찬이 자자하던데, 얼른 실제로 써보고 싶다.

 

 

그저 배송이 2~3시간 남았대서 쓰기 시작한 글이었는데 생각보다 무지 길어졌다.

앞으로도 다른 애플 제품을 구입한다면 더 추가할 예정이다.

음.. 아마도 아이폰 14나 2022년 맥북 정도가 되지 않을까? 아니면 에어팟 프로 2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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